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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훼장식 이론

화훼장식의 역사 - 동양

by 리치너스 2022. 11. 6.

꽃의 사용은 인간의 의식주 발달과 더불어 신을 모시고 숭배하는 신수사상에서 그 기원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환웅이 신단수 아래에 내려와 신시를 정해 곰과 결혼하여 단군왕검을 낳았다는 신화에서 알 수 있듯이 신단수는 신이 내려오는 통로로 신격화된 곳입니다. 후에 신단수는 당산나무와 서당나무로 이어져왔으며, 이후 당산나무와 서당나무를 대신하는 큰 막대(솟대)를 솟터에 세워 영적 세계화 교감한다고 믿었습니다. 이렇게 신수 사상의 흐름이 신단수에서 솟대의 형식으로 연결되고 신께 바치거나 신을 청하는 행위가 나중에는 병에 꽃을 꽂아 제단에 올려놓는 것으로 솟대의 역할을 대신하게 됩니다. 신수 사상 외에도 사람이 죽은 경우와 무당의 굿 등에도 꽃을 사용하였는데, 이것은 후에 지화(종이로 만든 꽃)의 형태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그밖에도 소나무 가지, 복숭아 나뭇가지 등으로 벽을 장식하고, 기우제를 지낼 때 버드나무 가지를 꽂아놓기도 했습니다.

 

삼국시대, 통일 신라시대

서기 372년 고구려 소수림왕 시대 384년 백제의 침류왕, 신라의 눌지와 시대에 불교와 함께 불전 공화의 양식도 우리나라에 전파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종교에 관련된 목적으로만 꽃이 사용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고구려 쌍영총의 벽화 중 하나인 '부부상' 에는 당초문과 봉오리가 꽂혀 있는 꽃병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귀족이나 왕가에서는 이미 일상생활에서 꽃을 사용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사람이 죽으면 제단에 연꽃을 바쳤는데 연꽃은 생명력이 강하고 장수, 건강, 명예, 불사, 군자 등을 상징하면서 불교와 깊은 관계가 있어 벽화, 불화, 기와, 화훼도, 화조도, 책걸이 등에 다양하게 등장합니다. 이후 백제의 불전 공화는 일본으로 전수되고 이것은 일본의 생화 즉 이케바나의 시초가 되었습니다. 삼국시대 통일신라시대에는 고구려 쌍영총, 무용층 벽화, 강서대묘 현실 북벽의 비천상(산화도), 통일신라시대의 수막새기와 석굴암 십일면관음보살상 등이 있습니다.

 

고려시대

고려청자, 귀족 문화와 함께 꽃을 꽂는 문화도 크게 발전하였습니다. 형태적 구성은 삼존 형식이 주류를 이루었지만 후기에는 반월형 삼존형이 발전하였습니다. 고려사에 따르면 궁중에 꽃을 꽂거나 관리하는 관직 압화사, 권화사, 인화담원, 설화주사, 화주궁관 등을 두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꽃에 관련된 관직이 있을 정도로 꽃 문화는 크게 발달되어 있었으며 궁중 연회 장식뿐만 아니라 왕비, 왕자의 책봉식과 같은 모든 궁중 의식에는 꽃장식도 하나의 절차로 집행되었습니다. 이 시기의 꽃은 화병이나 수반 등에 꽂는 것 이외에도 머리, 옷 등 다양한 장신구의 역할로 사용되었습니다. 고려시대에는 고려사절요, 동국이상국전집, 수덕사 대웅전의 수화도와 야화도, 금동모란수반 화문소호 등이 있습니다.

 

조선시대

고려시대와 달리 조선시대는 유교를 정신적 근간으로 삼아 숭유억불 정책을 지향하였습니다. 이 시대에도 궁중에서 꽃을 담당하는 벼슬로 꽃을 관리하는 분화관이라는 관직과 생화장과 조화장이라는 꽃을 꽂는 공인 계급이 존재하였습니다. 유교의 발달로 분경, 분재를 다루는 서적이 나오고 양화소록이라는 원예에 관한 서적이 출판되기도 하였습니다. 양화소록의 부록인 화암수록에서는 나무나 꽃을 9가지 품으로 나누고 있으며, 조선시대에는 단순히 꽃을 꽂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자체에 정신적인 가치를 중시하고, 사용하는 소재에도 의미를 부여하였습니다. 매화, 대나무, 난, 국화는 4 군자라 하여 매화는 지조 있는 선비의 기상을 상징, 대나무는 곧은 성품을 상징,  난은 절개와 기품을 상징, 국화는 고고함을 상징하였습니다. 이 시기에는 여러 가지 화훼 장식의 형태가 발달하였고 꽃꽂이가 하나의 정신문화로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임원십육지, 산림경제에서는 꽃을 꺾는 방법, 꽃에 물을 주는 방법, 화기의 배치나 선택에 관한 내용까지도 다루고 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궁중에서부터 사대부, 일반 선비들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계층의 생활 속에 꽃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것입니다. 조선시대 문헌으로 강희안의 양화소록, 허균의 성소부부고 병화인, 홍만선의 산림경제 양화편,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 서유구의 임원십육지 등이 있으며, 조선시대의 그림으로는 일지화, 기명절지화, 기명절지도, 선화사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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